좋은 글 · 詩

長毋相忘(장모상망)

晩霞(만하) 2024. 1. 16. 16:51

長毋相忘
"오랜 세월이 지나도  
     서로 잊지 말자." 라는 뜻.
이 말은 추사 김정희의 마지막 세한도의  인장으로 찍힌 말이다.

"長毋相忘"은 추사가 먼저 쓴 것이 아니라, 2천년 전 한나라에서 출토된 기와에서 발견된 글씨이다.

▪︎"生者必滅(생자필멸)"이라는 말처럼 살아있는 것은 모두 쓰러지고 결국에는 사라진다.

그러나 추사와 그의 제자 이상적(李尙迪)과 나눈 그 애절한 마음은 이렇게 오늘 날도 살아서 우리를 감동시키고 있다.

제주도 유배 중의 가장 어려울 때 추사를 생각해 준 사랑하는 제자에게 추사는 세한도를  주면서 요즘 말로 가볍게 영원불멸 이라 하지 않고, 조용히 마음을 안으로 다스려 장모상망(長毋相忘)이라 표현 했다.

그래서 그 애절함이  우리의 마음을 흔드는 것이다.
"세상을 살면서 오래토록
     서로 잊지 말자".
'長毋相忘'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두어 명은 있어야 인생을 결코  헛되이 살지 않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솔로몬 왕(King Solomon)의 술회!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다윗의 아들로 이스라엘을 40년 간 다스리며 절대 권력을 쥔 솔로몬 왕은 부귀영화를 누린 것 뿐만 아니라 일찍이 세기의 철학자요, 예술가며, 예언가 이자, 종교지도자였던 솔로몬 왕은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이렇게 인생을 술회하고 세상을 떠났다.

솔로몬 왕이 인생에서 좋다는 것을 다 누려본 뒤 전도서에 남긴 메시지는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 첫째는, 사람은 언젠가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는 '메멘토 모리(Memento Mori)'이다.

지혜로운 사람도, 어리석은 사람도, 부자도, 가난한 사람도, 다 죽는다는 것이다.

• 둘째는, 겸손하라는 것이다.
사람이 능력이 있다고, 잘 나간다고, 또 열심히 노력한다고 해서 다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고, 할 수 없다는 것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겸허 하라는 것이다.

• 셋째는, 현재를 누리는 것이다.
살아있는 동안 기뻐하고, 주워진 환경에 순응하고,

욕심 내지도 말고, 주워진 하루에 만족하며 충실히 살라는 것이다.

▪︎'공수레 공수거 시인생' 이라는데, 사우디 국왕이 20여 년간의 집권을 접고 세상을 떠났다.

총리직과 입법, 사법,  행졍의 삼권을 손에 쥐고, 이슬람 성직까지 장악한 메카(Mecca)였던 그도 세월 앞에 손을 들고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갔다.

사우디는 지금도 우리나라 돈으로 3경(京, 兆조의 만배)원에 해당되는 3,000여 억 배럴의 석유가 묻혀 있고, 자신이 소유한 재산만 해도 18조원에 이르지만 결국 폐렴 하나 이기지 못하고 91세의 나이로 삶을 접어야 했다.

▪︎이슬람 수니파(Sunni Islam)의 교리에 따르면 "사치스런 장례는 우상숭배다" 라고 하여 서거 당일 남자 친척들만 참석한 가운데 수도에 있는 알오드 공동묘지에 묻혔다.

시신은 관도 없이 흰 천만 둘렀으며, 묘는 봉분도 하지 않고 자갈을 깔아 흔적만 남겼다.

비문이나, 세계 지도자들의 조문도 없이 평민들 곁에 그저 평범하게 묻혔다.
과연 '공수레 공수거'의 허무한 삶의 모습을 실감케 한 장례였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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