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 詩

[詩]가을은 자신을 태워 사랑을 주고 간다/청계 정헌영

晩霞(만하) 2008. 10. 13. 17:12

 
가을은 자신을 태워 사랑을 주고 간다/청계 정헌영

푸른 숲 속 새들의 노래
도토리 물은 다람쥐 청설모 피해 달아나고
길섶 활짝 핀 들꽃에 앉은 검은 나비 한 쌍
농익은 사랑에 빠지는 가을 그 오후

파란 하늘가 고추잠자리 새털구름에 숨어
코스모스와 숨바꼭질할 때
떡 벌어진 밤송이에서 가을을 줍는다

사랑이 알알이 익어가는 계절
조각조각 흩어진 추억 그러모아
연모의 정 내려놓으면
어디선가 가을빛 붉게 불든 그녀가
내 곁에서 황홀한 사랑 속삭인다

가을은 그렇게 자신을 불태워
사랑을 주고 간다
마지막 이파리 떨어지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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