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의 눈물 / 허애란
깊어가는 가을밤
노을진 호수의 물빛에
당신의 눈물을 보았습니다.
거친 돌길의 모진 인생
어느새 닮아가고 있었습니다.
같은 자식이라
그렇게나 밀쳤나봅니다.
한들거리는
억새의 손을 잡았습니다.
참으로 따뜻하고 다정했습니다.
가녀린 난초 같은 딸이
세상시름에 억새가 되었을때
당신 가슴에
대못이 되어버렸습니다.
못난 딸년을 위해 기도하는
어머니의 억새 구름임을
이제서야 알았습니다.
질기디 질긴 억새도 운다는 것을.